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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확률과 통계를 같이 배우는가

Posted at 2011-11-28 16:09:4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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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저널 '수학사랑' 56호(2006년 5/6월호)에 실렸던 필자의 글을 조금 고친 
것입니다.
&nbsp;
따짐이: 선생님, 확률과 통계라는 단원이 
있잖아요.
&nbsp;
선생님: 있지.&nbsp; 거의 매 학년마다 공부하게 될 
걸.
&nbsp;
따짐이: 그런데 왜 확률하고 통계가 붙어 
다녀요?
&nbsp;
선생님: 응? 무슨 소리?
&nbsp;
따짐이: 자료를 잘 알아볼 수 있게 도수분포표나 히스토그램 같은 
것으로 정리하는 것이나, 그 자료로부터 평균이나 표준편차를 구하는 것, 두 종류의 자료로부터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모두 통계에 
해당하죠?
&nbsp;
선생님: 그렇지.&nbsp; 통계란 자료를 다루는 
일이니까.
&nbsp;
따짐이: 그리고 경우의 수를 세는 방법을 생각하거나, 그것을 가지고 
확률을 구하는 것, 확률로부터 기대값을 구하는 것은 ‘확률’ 부분에 해당하고요.
&nbsp;
선생님: 요약을 참 잘 하는구나.
&nbsp;
따짐이: ㅎㅎㅎ 제가 또 요약에는 좀 
소질이...
&nbsp;
선생님: 그렇다 치고, 질문 
있다며?
&nbsp;
따짐이: 저는 그 둘이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거든요.&nbsp; 
한 쪽이 다른 쪽을 공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든지, 그런 관계가 아닌 것 같아요.&nbsp; 그런데 항상 한 묶음으로 취급되는 이유는 뭐냐는 
거죠.
&nbsp;
선생님: 당연히...
&nbsp;
따짐이: 당연히, 사실은 관련이 있다는 
거죠?
&nbsp;
선생님: 어떻게 알았냐?
&nbsp;
따짐이: 선생님 말씀에서 ‘관련’ 을 빼면 남는 게 
없잖아요.&nbsp; 어쨌든 확률하고 통계가 어떻게 관련되는지 대략이나마 알려 주시면 안 될까요?
&nbsp;
선생님: 통계나 확률을 왜 배운다고 
생각하니?
&nbsp;
따짐이: 그건... 통계는 자료를 잘 정리해서 파악하고 사용하기 
쉽게 하기 위해서, 그리고 확률은 여러 가지 현상의 확률을 알아보기 위해서...
&nbsp;
선생님: 그래서, 통계를 배워서 평균 성적이 누가 높나 비교하거나, 
확률을 배워서 로또복권은 사면 살수록 손해라는 것을 깨닫거나, 뭐 이런 것들?&nbsp;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, 그런 것이 통계나 
확률을 배우는 목적일까?
&nbsp;
따짐이: 아닐까요?
&nbsp;
선생님: 그것은,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 코끼리 다리와 코를 차례로 
만져 보고 기둥 같은 것과 뱀 같은 것으로 따로따로 파악하는 것과 같은 일이야.&nbsp; 물론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지.&nbsp; 
충분한 정보가 없어서 그런 것이니까.
&nbsp;
따짐이: 그렇다면, 아직은 모르지만 더 공부를 하다 보면 확률과 
통계가 연결되면서, 그것들이 사실은 더 중요한 공동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, 이런 
말씀이신가요?
&nbsp;
선생님: 그래.
&nbsp;
따짐이: 그 공동의 목적이 뭔데요?
&nbsp;
선생님: 나는 그것을 ‘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’ 라고 말하고 
싶다.
&nbsp;
따짐이: 합리적인 판단?&nbsp; 확률과 통계의 
목적이?
&nbsp;
선생님: 그래.
&nbsp;
따짐이: 얼른 이해가 안 되네요.&nbsp; 어떻게 해서 
그렇죠?
&nbsp;
선생님: 예를 들어 A, B 두 개의 문구점이 있는데 같은 연필을 
A 문구점에서는 한 개에 200원에 팔고, B 문구점에서는 2개씩 묶어서 300원에 판다고 하자.&nbsp; 그런데 내가 지금 연필 한 개만 
필요하고, 다른 조건들은 모두 같다고 하면, 어느 문구점에서 사는 것이 합리적이겠니?
&nbsp;
따짐이: A 문구점이요.&nbsp; 그런데 이게 확률, 통계하고 
무슨...
&nbsp;
선생님: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될 지 확실히 알고 있는 
이런 문제에서는 확률과 통계의 지식이 필요 없지.
&nbsp;
따짐이: 깜짝이야.
&nbsp;
선생님: 하지만 판단이란 대부분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려야 
해.&nbsp; 예를 들어&nbsp; 원래 A반의 평균 성적은 75점, B반의 평균 성적은 78점이었는데, 어떤 새로운 학습 방법을 A반에만 
사용했더니 다음 시험에서 A반은 68점, B반은 66점을 받았다.&nbsp; 그러면 이 새로운 학습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해야 
할까?
&nbsp;
따짐이: 그렇지 않을까요?&nbsp; 성적이 낮았던 반이 더 높게 
되었는데.
&nbsp;
선생님: 그게, 예를 들어 우연히 B반 학생들이 점수를 못 받아서 
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떻게 확신하지?
&nbsp;
따짐이: 그야, 못하죠.
&nbsp;
선생님: 그래.&nbsp; 그건 확실하지 않아.&nbsp; 하지만 
그 학습법이 효과가 있는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?
&nbsp;
따짐이: 어쩐지 평균만 알아서는 안 될 것 
같군요.
&nbsp;
선생님: 맞아 그런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A반, B반의 평균 외에도 
학생 수와 표준편차 같은 정보를 알아야 해.&nbsp; 그리고는 그 정보들을 사용해서, 새로운 학습법 덕분이 아니라 그냥 우연히 이런 결과가 
나올 확률을 계산하는 거야.&nbsp; 그 확률이 매우 작으면,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, 다시 말해 학습법의 효과에 의한 결과라고 
판단하는 것이지.&nbsp; 여기서 확률이 ‘매우 작다’ 고 판단하는 기준은 얼마나 엄격해야 하느냐에 따라 5퍼센트라든가 1퍼센트라든가 하는 
값이 사용되지.
&nbsp;
따짐이: 엇, 한 문제 안에서 통계와 확률이 모두 
사용되었네?
&nbsp;
선생님: 이런 예는 많이 있어.&nbsp; 어떤 과학 이론을 
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했는데, 그 실험 결과가 그 이론이 맞아서 그렇게 된 건지,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다른 이유로 그런 결과가 나온 건지도 
사실은 불확실해.&nbsp; 하지만 어느 쪽으로든 판단을 해야 하지.
&nbsp;
따짐이: 맞아요.&nbsp;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면 이익이 될지, 
아니면 손해가 될지도 알 수 없죠.&nbsp; 하지만 사든지 말든지 판단을 해야 하죠.
&nbsp;
선생님: 사실 생활을 하면서 내리는 판단, 공공기관에서 내리는 
법률적이거나 정책적인 판단, 전문가들이 내리는 학문적인 판단 등, 우리는 스스로 하거나 남이 하는 수많은 판단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게 
되지.&nbsp; 그런데 대부분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판단을 해야 해.&nbsp; 아까 말한 학습법의 예에서도 학습법이 
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든지 그러지 않든지 어느 쪽이든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.
&nbsp;
따짐이: 그래요.&nbsp; 어떤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어려운 것 
같아요.&nbsp; 앞의 연필 문제처럼 확실한 문제는 사실 많지 않잖아요.
&nbsp;
선생님: 바로 그럴 때 확률과 통계가 사용되는 거야.&nbsp; 
아까 말한 학습법의 예에서, 결국 핵심은 주어진 자료를 기초로 해서 잘못된 판단(오류)이 될 확률이 ‘매우 작은’, 그러한 판단을 내린다는 
것이지.&nbsp;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정리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통계이고, 그 정보에 기초해서 확률을 계산하고 그것을 
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이 ‘확률’이야.&nbsp; 불확실한 상황에서 막연하게 판단을 내리는 것보다는 자료와 확률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
합리적이지 않을까?&nbsp; 물론 확률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지만 확률을 근거로 삼는다는 사고방식 자체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
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어.&nbsp; 확률과 통계는 그래서 배우는 것이고, 그러다 보니 붙어 다니는 것이지.&nbsp; 언젠가는 힘을 
합해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할 예정이니까 말이야.</DIV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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