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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호도법(라디안)을 사용하는가?

Posted at 2011-11-28 15:30:32

이글은 저널 '수학사랑' 제53호(2005년 
11/12월호)에 실렸던 저의 글을 조금 고친 것입니다.
&nbsp;
따짐이: 선생님, 라디안(호도법)을 사용하는 이유가 
뭐죠?
&nbsp;
선생님: 왜? 불만이냐?
&nbsp;
따짐이: 그냥 단위를 고치는 건데 너무 복잡한 것 
아닐까요?&nbsp; 예를 들어 km 단위로 나타나 있는 값을 m 단위로 
고치려면&nbsp; 1000 이라는 간단한 수만 곱하면 되죠.&nbsp; 넓이 단위인 ‘평’ 을&nbsp;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311.jpg">로 고치는 것도 3.305785 라는 
유리수를 곱하면 되고요.&nbsp; 그런데 도(°) 단위로 나타나 있는 값을 라디안으로 고치려면 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294.jpg">이라는 무리수를 곱해야 
하잖아요.&nbsp;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어요.&nbsp; 너무 수가 커져서 그러는 것이라면 90°를 1로 하는 단위를 쓰는 것이 낫지 
않을까요?
&nbsp;
선생님: 그래서 90°를 100으로 보는 그레이디언트(grad)라는 단위도 
있어.&nbsp; 그레이디언트로 나타낸 값을 100으로 나누면 네가 원하는 것처럼 
90° 가 1 로 나타나게 되지.&nbsp; 하지만 라디안은 단순히 값을 나타내는 수를 적당한 크기로 조절하려는 
목적으로 도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수가 등장하는 거야.
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353.jpg">
선생님: 물론 아니지만, 그것과 관련이 없다고도 할 수 
없지.
&nbsp;
따짐이: 흠.&nbsp; 뭔가 이유가 따로 있긴 
있군요?
&nbsp;
선생님: 수학에서 이런 귀찮은 환산까지 해 가며 수천 년 
동안 쓰던 육십분법이 있는데도 호도법을 도입할 때에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.
&nbsp;
따짐이: 물론 그렇겠죠.&nbsp; 그런데 그게 뭐냐는 
거죠.
&nbsp;
선생님: 삼각함수.
&nbsp;
따짐이: 삼각함수?&nbsp; 삼각함수는 육십분법으로도 
충분히...
&nbsp;
선생님: 물론 일정한 각을 입력하면 일정한 값(비율)을 
내놓는 역할만 할 때는 육십분법으로도 충분하지.&nbsp; 그리고 그 때는 대개 삼각함수라고 안 부르고 ‘삼각비’ 라고 불러.&nbsp; 10-나 단계(고등학교 1학년) 교과서에 있는 사인법칙, 코사인법칙, 
삼각형의 넓이 구하기 등에서 사용되는 것은 삼각함수라기보다는 삼각비이지.&nbsp; 이 삼각비가 항해나 측량 등에 사용되어 온 바로 
그것이야.
&nbsp;
따짐이: 사인법칙, 코사인법칙, 항해나 측량, ... 이런 
것들이 아니라면, 그 ‘삼각함수’는 대체 어디에 이용된다는 것이며, 거기라고 해서 라디안이어야 하는 이유는 
무엇일까요?
&nbsp;
선생님: 삼각함수를 미분하거나 적분해야 할 때가 
있어.&nbsp; 아니, 미적분이라는 분야에서 삼각함수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
할 수 있지.
&nbsp;
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418.jpg">
&nbsp;
선생님: 그게 바로 핵심이야.&nbsp; 미적분에서는 그런 비교를 전제로 하여 출발해야 한다는 
것이지.
&nbsp;
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624.jpg">
따짐이: 어? 그런 게 아니라는 
말인가요?
&nbsp;
선생님: 임의로 단위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것이 뭔가 
꺼림칙한데다가, 각과는 상관도 없는 곳에서 삼각함수를 적용하여 유용한 결과가 얻어지게 되자 삼각함수에 들어가는 값이 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
깨지기 시작했지.&nbsp; 그래서 지금은 삼각함수는 이차함수나 지수함수 같은 것과 마찬가지로 
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로 취급하고 있는 거야.&nbsp; 따라서 sin 안에 들어가는 것은 각인데 rad 단위를 생략한 것이 
아니라 그냥 실수라는 것이지.&nbsp; 단지 sin x의 값은, x&nbsp;를 단위가 라디안인 
각으로 보고 전에 사용하던 ‘삼각비’ 인 sin 에 넣은 값과 같은 것으로 정의되는 것뿐이야.&nbsp; 새로운 sin을 new_sin, 전에 사용하던 삼각비인 sin을 
old_sin 이라고 부른다면 new_sin(x) = old_sin(x rad) 라고 정의되는 
거지.
&nbsp;
따짐이: 음... 미적분 때문에 sin x 의 x 가 
실수가 되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리하고 바람직한 일이었다 이 말씀인 것 같은데요, 그렇다 하더라도 왜 꼭 라디안이죠?&nbsp; 그냥 육십분법으로 했다면?&nbsp; 다시 말해서 new_sin(x) = 
old_sin(x°) 으로 정의하면 안 되나요?
&nbsp;
선생님: 안될 건 없지.&nbsp; 아마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했겠지.&nbsp; 하지만 그 
경우에는
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&nbsp; 
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16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
src="/shop/lib/meditor/../../data/editor/1322461790.jpg">
따짐이: 그럼, 라디안은 삼각함수의 미적분 공식을 편리하게 
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는 말씀?
&nbsp;
선생님: 그래.&nbsp; 원래 그것이 이유였어.&nbsp;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로 편리하고 합리적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
말이야.&nbsp; 사실 육십분법의 도(°)는 완전히 임의로 정한 단위인데 비해, 라디안은 그 크기의 각을 중심각으로 
하는 호의 길이와 반지름의 길이의 비로 정의되니까 아무래도 수학적으로 의미가 있겠지.
&nbsp;
따짐이: 라디안은 각을 실수로 나타내기 위해서 도입한 
것이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.&nbsp; 그게 맞는 말일까요?
&nbsp;
선생님: 별로 맞는 말 같지는 
않은데?&nbsp; 그 말은 삼각함수의 정의역을 실수의 집합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말인 
것 같은데, 네가 지적했다시피 그것은 육십분법이나 그레이디언트 등 다른 단위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.&nbsp; 다만 라디안을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합리적이어서 선택된 
것이야.
&nbsp;
따짐이: 미적분이 뭐길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단위까지 
만들어가며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건지...
&nbsp;
선생님: 그것이 좀 문제이긴 해.&nbsp; 학문적으로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하는 일인데, 그 
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수학이나 물리 같은 학문에서 등을 돌리는 결과가 되는 일이 종종 있으니 말이야.&nbsp; 하지만, 그런 학문들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
되겠지?&nbsp; 라디안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, 그것을 이해함으로써 눈앞에 
펼쳐질 새로운 세계를 생각할 줄 안다면 말이야.
&nbsp;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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