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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사교육이 문제라고 하는가?

Posted at 2011-11-28 16:08: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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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짐이: 선생님, 공교육과 사교육이 무엇이에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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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urn:schemas-microsoft-com:office:office" />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공교육은 법에 따라 하게 되어 있는 교육이고, 사교육은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지.&nbsp; 다시 말해 공교육은 학생이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공공의 필요에 의해 
강제로 '가르치는' 것이라고 할 수 있어.&nbsp; 사교육은 각자 알아서 
하는 거고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럼 정부에서 사교육을 막으려고 하는 이유는 뭐죠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정부는 사교육을 막으려고 하지 않아.&nbsp; 
그럴 이유가 없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제가 보기엔 교육부에서 사교육을 줄이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던데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사교육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것이지.&nbsp; 모든 학생들이 쉽게 적은 비용으로 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서 부잣집 
자식들만 사교육을 받아서 명문대 가는 것을 막자는 것이야.&nbsp; 예를 
들어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충분히 입시에 도움이 되는 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지.&nbsp; 부자와 가난한 자가 구별되고, 그것이 대물림(세습)되는 것을 막는 것은 
민주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니까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어째 그게 다가 아니라는 말씀인 것 같은데…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사교육이 좋은 것인데 단지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라면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 옳은 
일이겠지.&nbsp; 하지만 사교육의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야.&nbsp; 
사교육 자체에 폐해가 있는 것인데, 적은 비용으로 모두 다 사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은 그 폐해를 더 심각하게 
만들겠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사교육 자체의 폐해라는 게 뭐죠?&nbsp; 
사교육은 공교육에서 하는 것을 보충하는 것이 아닌가요?&nbsp; 
사교육이나 공교육이나 내용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.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학교 공부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보충하는 정도였으면 단연코 말하건대 아무 문제도 없었어.&nbsp; 공부를 제대로 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 사교육의 목적이었다면 
말이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런데?&nbsp; 그게 아니라는 
건가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아니지.&nbsp; 사교육의 목적은 시험점수 
올리기야.&nbsp; 공부를 제대로 하려는 게 아니라, 시험점수만 올리면 
목적 달성이지.&nbsp; 그것도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달, 두 
달 뒤의 중간고사 성적, 모의고사 성적 올리기란 말이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대학 입학 성적 올리기가 아니고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아니지.&nbsp; 당장 효과가 안 나타나면 다른 
학원으로 옮기거나, 과외 교사를 바꿀 테니까.&nbsp; 살아남으려면 
당장의 시험 성적을 올려 주면서 그런 식으로 대학 입시를 볼 때까지 계속 성적을 올려 줄 수 있다고 믿게 
만들어야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렇군요… 하지만 목적은 그렇다 치고 내용이 문제 아닐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목적은 내용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을 결정하지.&nbsp; 
사업 계획을 세워도 목적을 맨 먼저 적고, 법이나 규칙 같은 것도 맨 먼저 목적을 내세우지.&nbsp; '왜' 하는지가 '무엇을' '어떻게'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
때문이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음… 좋은 말씀이군요.&nbsp; 어쨌든, 
그래서요?&nbsp; 목적이 점수 올리기인 사교육의 내용은 어떻게 공교육의 
내용과 다를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수학 지식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, 다른 학문이나 실제 세계와 어떻게 관계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복잡한 사고 과정을 
생략하고 내용을 단원 별로 쪼개고, 그것을 시험에 나올 수 있는 문제 유형으로 다시 쪼개어 단순한 것들의 반복 숙달만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게 
만들어버리지.&nbsp; 그럼으로써 수학에서 배우는 내용의 진정한 의미나, 
수학적인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 스스로 알아낼 기회조차 빼앗게 되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잠깐, 지금 말씀하신 것이 사교육이라고 해서 꼭 일어나고, 공교육이라고 해서 꼭 안 
일어날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건 아니지.&nbsp; 실제로 공교육 기관이라고 
불리는 학교에서도 역시 상당부분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런데도 그것이 사교육의 문제라고 하는 이유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학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, 따라서 교장선생님이나 선생님들이 정신만 차리면 
바로잡지 못할 이유도 없지.&nbsp; 점수 욕심에 불타는 일부 
학부모들이야 불만이겠지만, 학교는 법에 의해 다니게 되어 있으니 안 다닐 수도 없고, 원칙적으로는 다른 학교로 옮길 수도 없지.&nbsp; 즉, 
점수에 대한 조바심을 채워주지 않아도 학교는 망할 염려가 없고 선생님들은 직장을 잃을 염려도, 월급이 깎일 염려도 없다는 
거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사교육에서는…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사교육기관인 학원(여기서 학원이란 입시를 목적으로 하는 학원을 말하고, 특기나 기술을 
배우는 학원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.) 같은 경우 원래 목적이 수학 공부가 아니라 점수 올리기인 만큼, 학생들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
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목적에 딱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, 학원으로서는 아주 정상적인 상태이지.&nbsp; 또한 원장 이하 강사들이 진정한 수학교육을 해 보겠다고 나서다간 그 다음 
달로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고 망하겠지.&nbsp; 원래 점수에 대한 조바심 
때문에 사교육을 하는 것이니까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러니까, 점수 올리기 훈련에 불과한 엉터리 교육은 공교육에서는 잘못된 것이고 바로잡을 기회가 있는데 비해서, 
사교육에서는 본질이고, 바로잡을래야 바로잡을 수도 없다는 거네요.&nbsp; 
바로잡을 이유도 없고.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래.&nbsp; 그래서 사교육 자체가 문제라는 
거야.&nbsp; 이론적으로야 점수에 대한 조바심이&nbsp;때문이 아니고 
정상적인 교육을 하려는 부모들과 교육자들이 만나서 사교육기관을 세우고 운영할 수도 있겠지.&nbsp; 하지만, 학교마저 점수 올리기 훈련장으로 만들어버린 사회에서 그런 일이 
일어나긴 어렵지.&nbsp; 변한다면 학교가 먼저 
변하겠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음… 그렇군요.&nbsp; 하지만, 제 친구들을 
보면, 학원이나 과외에서 가르쳐 주지 않으면 어떻게 공부할지 감을 못 잡겠다는 학생들이 많거든요?&nbsp; 사교육이 나쁘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, 그 대안은 
뭘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건, 담배를 안 피우면 불안하고 초조한데, 그 대안은 뭐냐고 묻는 것과 똑같아.&nbsp; 사교육으로 공부의 감을 잡는다고?&nbsp; 그건 감을 잡은 게 아니고 감을 잡을 기회조차 빼앗긴 
것이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래서, 대안이 뭐냐니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니코틴 의존증(흡연 습관)이 있는 사람에게 담배 피우는 것의 대안이 뭐겠니?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글쎄… 뭘까요?&nbsp; 그것도 좀 
그렇네.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최대한 빨리 일단 담배를 끊어야지.&nbsp; 
그리고 거기에 적응해야지.&nbsp; 물론 그 과정은 쉽지 
않고 괴롭지만, 그것이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낫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렇다면, 사교육도 일단 끊어라?&nbsp; 
그리고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리고, 거기에 적응해서, 스스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결정하고, 문제의 풀이 자체보다는 거기서 배워야 할 수학적 지식과 
사고방식을 배워 나가도록 해야지.&nbsp; 이것도 쉽지는 않고, 불안하고 
초조해지는 '금단증상'이 나타나지만, 어쨌든 사교육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나아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러면 성적이 올라갈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아니, 성적은 일단 떨어질 거야.&nbsp; 또한 
훨씬 복잡한 사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길을 가는 셈이 되지.&nbsp; 
맞게 하고 있는지 불안하기도 하고 말이야. &nbsp;그러니까 
학생, 학부형, 학원 강사, 학교 교사 등 누구도 그런 시도를 잘 못하는 거지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그렇게까지 어렵게 수학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건 어렵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야. 수학은 원래 그렇게 공부하게 되어 있는 것이고, 다른 방법은 없어.&nbsp; 유클리드가 '수학에는 왕도가 따로 있지 않다' 라고 한 것은 멋있으라고 
한 말이 아니라고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어쨌든, 그렇게 제대로 수학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게 옳으니까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물론 그러시겠지만, 실용적인 효과는 없을까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장기적으로는 학교 성적도 올라가게 되겠지. 사교육이 몸에 익어서 공부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고,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된 
그 상태를 극복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, 약 1년 정도만 일관성 있게 계속할 수 있다면 말이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장담하실 수 있나요?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적어도 수학 학원 다니는 시간만큼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자세로 수학을 공부한다면, 확실하다고 봐도 
돼.
<o:p></o:p>&nbsp;
따짐이: 거 참 공부하기 어렵네요.&nbsp; 그 누구도 
제대로 수학 공부하는 것을 안 도와 주고 방해만 하니.
<o:p></o:p>&nbsp;
선생님: 그래.&nbsp; 전에도 말했듯이 스스로 정신 
차리는 수밖에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거지.&nbsp; 지금 내가 하는 이런 
말들이 학생, 학부모들이 스스로 정신 차리는 계기 중의 하나가 되기를 바랄 
뿐이야.<o:p></o:p></DIV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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